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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8.20 그들도 나의 형제 자매이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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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일에 있었던, 불쾌하고 부끄럽던 일이다.
지난 주에 버지니아에 일이 있어서 내려갔는데, 마침 주일을 끼고 있어서
버지니아 지역에 있는 한인 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다.
미국에 있는 한인교회를 다른 말로 이민교회라고도 부르는데, 역사는 그렇게 길지는 않다. 그저 한국 기독교와 비슷한 수준이랄까?

중요한 이야기는 이 이민교회는 이민자들이 가지고 있는 아픔을 감싸주는 역할이 대부분이다. 이민 생활하면서, 미국인들한테 무시 당하고 생명의 위협을 느껴가면서 생계를 위해 남의 나라에 정착을 하기 위해 일을 한다. 물론, 어느 정도 재산이 있고 괜찮은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전체 이민자의 10%이하가 그나마 한국에서 사는 것처럼 살고, 대부분의 이민자들은 하루 10시간 이상의 노동과 미국 사람들이 기피하는 일들을 해야 먹고 살 수 있었다. 겉으로는 좋은 집에 좋은 차를 끌고 다니지만, 다 허울좋은 껍데기일 뿐, 막상 실생활에 들어서면 정말 힘든 삶이다. 여기 있는 이민자들은 하나 같이 돈만 있으면 한국에서 살고 싶다라고 한다.
그런 이민자들을 받아주고 위로해주는 곳이 이민교회의 역할이다.

그런데, 지난 주일에 정말 불쾌하고 부끄러운 일을 겪었다.

한 나이가 어느 정도 된 흑인남자가 예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들어와 앉아 있었다. 눈이 마주쳤길래, 싱긋 웃어주면서 눈인사를 했고, 한국어로 진행되는 예배지만, 그 사람 나름대로 자리를 진득하게 지키고 있었다.
예배가 끝나고 대학에 다니는 한 청년이 식사를 같이 하겠느냐고 그 흑인 남자에게 물어봤다. 아마 그는 그 질문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다. 얼마나 좋은가 우리 한인교회도 이제 지역 사회 사람들을 위해 밥 한 그릇이라도 대접하게 되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어떤 여자 성도(나이가 어느정도 든)가 질색을 하면서 이를 말렸다. 흑인들은 잘 씻지도 않고 냄새나서 같은 테이블에 앉아서 식사할 수가 없다고 그리고 분명히 저 사람은 헌금을 훔치거나 교회 기물을 훔칠생각으로 살펴보러 온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그 흑인에게 가서 굉장히 무례한 영어로 그를 쫓아냈다.

나는 그 광경을 보고 너무나 불쾌하고 부끄러웠다.

약 100년 전에 있었던 일이다. 구한말 최초의 한인 이민자들은 하와이에서 사탕수수 밭 일꾼으로 일했다. 하루 일당 1불을 조금 넘게 받으면서 하루 12시간 이상 하와이의 뙤약볕과 지독한 백인 감독관의 감시 아래 허리를 펴지 못한채 일을 했어야 했다.
미국인들에게 있어 이 사람들은 값싼 노동력에 불과했고, 아무런 보살핌이 이루어지지도 않았다. 그러다 보니 많은 초기 이민자들을 건강을 잃고 병에 걸려 죽기도 했었다.
그런 이민자들에게 처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은 교회였다. 비록 미국인들의 눈에는 말도 안통하고 일하느라 지저분한 동양인에 불과했지만, 그들은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이민자들을 받아들이고 보살펴 주었다.
그런 보살핌과 신앙의 힘으로 초창기 이민자들은 힘든 상황 속에서도 정착을 할 수 있었다.

물론 그때 상황과 지난 주일의 상황이 꼭 같지만은 않지만,
적어도 그 흑인 남자를 그렇게 무례하게 내보낼 수가 있냐는 것이다. 100년 전 한인 이민자들은 그 보다 더한 모습으로 교회에 들어왔을 것이다. 그러나, 그 때 미국인 교회는 그런 이민자들을 받아주었다.(물론 거부한 곳도 있다.)

좀 더 오래전 이야기,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왔을 때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예수는 그 당시 가장 질 낮고 천대 받는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천국의 복음을 가르쳤다. 단순히 어울리는 수준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먹고 마시며 웃으며 울었다. 말 그대로 그들과 함께 살았다.  그 흑인 남자가 그 당시 예수와 어울렸던 무뢰배들과 창녀, 병자들 기타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들 만큼 더럽고 멀리해야 할 사람이었나?
혹 그들과 같더라도, 예수 그리스도가 했던 것처럼 같이 품어주고 같은 식탁으로 초대할 수는 없었는가?
100년 전 미국교회는 꾀죄죄한 한인 이민자들을 그들의 교회로 그들의 식탁으로 초대했고, 그것이 씨앗이 되어 많은 한인 교회들이 세워졌다. 그러나 오늘 한국 이민교회는 어느 불쌍한 한 흑인 남자의 배고픔을 외면한채 이를 내쫓았다.

나는 그 광경을 보고 불쾌했고....
그 광경을 보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기에 한 없는 부끄러움으로 남게 되었다......

그 역시 나의 형제 자매였는데...
나는 외면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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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eonhw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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